동작대교 노을카페

행렬안의 사람들

 황금연휴에 나는 가난에 묶여 어디로든 선뜻 나서질 못했다. 금전적인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어디로든 나가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시간의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어떻게든 의미를 만들어야 한다. 휴일의 의미란 무엇일까. 신선한 힐링이 아닐까? 빠듯한 금전사정을 감안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누릴만한 장소를 물색해봤다. 문득 한강다리에 있는 카페들이 떠올랐다. 제대로 가 본적은 없지만 특유의 매력이 있을것 같다는 편견이 생겼다. 어차피 갈만한 곳도 없던 나는 소소한 마실의 목적지를 집과 가까운 한강카페으로 향했다.  

동작대교에 위치한 카페 구름은 2층과 3층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2층의 창문은 한강공원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었고, 3층은 동작대교와 그 뒤에 펼쳐지는 한강, 여의도, 그리고 일몰이 펼쳐져 있었다. 전체적은 풍경은 2층이 조화로웠지만, 나는 일몰이 펼쳐지는 햇빛에 대한 동경에 이끌려 3층으로 향했다.

3층에 앉았다. 흘러가는 자동차들을 바라본다. 이건 전적인 내 시점에서 바라보는 모습들이겠지. 차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실제 자동차들은 운전자 스스로의 목적의지들로 스스로의 행선지를 향해 움직이고 있겠다 싶은 시시껄렁하고도 무의미한 생각들.

그 사이로 이따금씩 긴 행렬이 스쳐 지나간다. 유독 눈에 띈다. 생각지도 못한 이질감으로 시선을 뺏긴다. 당연하지, 너무 크니까.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행렬에는 ‘당고개’라고 쓰여져 있었다. 행렬안에는 사람들이 뭉쳐있다. 내 동체시력으로는 그 안에 사람들이 몇명 있는지 셀 수있은건 불가능하다. 다만, 그 안의 사람들이 북적이게 가는지 한산하게 가는지는 가벼운 눈찌검으로 가늠할 수는 있겠다 싶어 세어보기도 해본다.

다시, 눈에 띄는 행렬이 지나간다. 나는 하염없이 행렬안의 빛, 빛 아래의 사람들을 바라본다. 전철 안에는 비어있는 의자가 많았다. 다행히 내 시력만으로도 사람들이 무슨 행위를 하는지 어렴픗이 보였다. 한산했다.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이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는 알 턱이 없겠다만, 적어도 불쾌함만큼은 딱히 느끼지 않을 것 같았다. 이것은 그동안의 경험에 기반해 그들이 느끼지 않을 감정을 멋대로 단정짓는 행위에 불과하지만.

단지 그들보다 고도가 높은 곳에 앉아있다는 이유로 일어난 우월함의 착각은 잠시뿐이었다. 해가 온전히 사라졌다. 가진거라곤 몸뚱아리 뿐인 작고 작은 인간은 도시가 제공해주는 행렬안에 들어가야 집으로 갈 수 있다. 나 역시도 돌아가려면 큰 흐름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나는 행렬안의 사람들이 되어 집으로 향했다.

이따금씩 4호선을 탄다. 4호선의 열차는 동작대교를 통해 한강을 지나친다. 한강카페에서 바라보는 다리는 생각 외로 시각적인 재미를 준다. 누군가는 이런 내 모습을 행렬안의 작은 점으로 인식할지도 모를 일이지.

  • 2017-05-09
  • Writting by.anezin